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같은 문장은 어떤가.
하지만 정말 세상이 그대로일까? 난쟁이는 신애의 집에 수도꼭지를 달아주면서 임시로 이렇게라도 사십쇼.대학 신입생이었던 1994년에 읽었으니까.
작품이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환경이 한심하도록 이분법적이었다.몇백 미터 떨어진 대형마트 영업을 규제하면 그 가게가 잘 되는 게 정말 맞나.책이 발간된 1970년대와 지금 가장 다른 것은 난쟁이의 세계가 아니라 그 반대편 같다.
거인은 구조 속에 숨은 듯한데.출처는 정확히 모르겠고 민중문학 진영의 평론가가 그런 발언을 했다고 2000년대 기사들에 인용된 것만 보았다.
물이 잘 나올 세상이 언젠가는 올 걸요라고 말한다.
누가 뭐래도 이것은 발전이다.사회의 문제의식은 안이한 이분법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
그런 관성적인 독법에는 반발심이 일었다.아직도 세상은 그대로다라는 식의 내용이 많았다.
동네 아이들은 배가 고파 흙을 주워 먹고 난쟁이의 막내딸 영희는 그 아이들을 보며 생쌀을 먹는다.곳곳에 추모의 글이 올라왔는데 ‘우리는 여전히 난쟁이의 시대를 살고 있다.